Simone de Beauvoir – Pyrrhus et Cinéas

14795468213

인간은 신에 의해 자기를 해명할 수 없다. 오히려 신이 인간에 의해 해명된다. 신의 부름이 들리는 것은 사람을 통해서이다. 그리고 인간이 거기에 응답하는 것은 철저하게 인간적인 기획에 의해서이다. 그러므로 만일 신이 실존한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초월성을 인도하기에는 너무나 무력하다. 인간은 오직 다른 인간들로 이루어진 상황 속에 놓여 있을 뿐이다. 하늘 저 깊은 곳에 신이 있건 말건 인간에게는 아무 상관이 없다.

노예가 자신의 존재를 완성하는 길은 그 존재를 장악하고 있는 사람 앞에서 스스로 사물이 되는 것이다. 많은 남자들, 특히 여자들이 원하는 휴식이 바로 그런 것이다. 자신을 완전히 내맡기는 그런 휴식.

타인이 제시하지 않은 목적을 내가 스스로에게 제시하고, 그 목적이 바로 나의 목적이라면, 나는 결코 헌신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저 행위를 하는 것일 뿐이다.

야마구치 슈 –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0000015423_001_20190228172818435

 

부를 경멸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너무 신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부를 얻을 가망이 없는 사람들이 부를 경멸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람들이 부를 얻게 되면 그들만큼 상대하기 곤란한 사람은 없다. – 프렌시스 베이컨 <베이컨 수상록>

악이란 시스템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 한나 아렌트

우리는 신념이 행동을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인과관계는 그 반대라는 사실을 인지 부조화 이론은 시사한다.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아 행동이 일어나고, 나중에 그 행동에 합치되도록 의사가 형성된다. 다시 말해 인간은 합리적인 생물이 아니라 나중에 합리화를 도모하는 생물이라는 것이 페스팅어(Leon Festinger)가 내놓은 대답이다.

브리지스의 말에 의하면 경력이나 인생의 전환기는 무언가가 시작되는 시기가 아니라 오히려 어떤 일이 끝나는 시기다. 거꾸로 말하면 무언가가 끝남으로써 비로소 새로운 무언가가 시작된다는 것인데, 사람들은 대부분 후자의 ‘새로운 시작’에만 주목해 대체 무엇이 끝났는지, 무엇을 끝내야 하는지 ‘끝’에 관환 물음에 진지하게 맞서지 못한다.

우리는 쉽사리 ‘알았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정말로 그런 걸까? 영문학자이자 <지적으로 나이 드는 법>의 저자인 와타나베 쇼이치는 “두근두근할 만큼 알지 못하면 아는 것이 아니라”라고 분명히 말했다. 또한 앞서 소개한 것처럼 역사학자 아베 긴야 교수가 그의 스승인 우에하라 센로쿠 교수에게서 “안다는 것은 그로 인해 자신이 변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다는 일화도 있다.

우리는 언어를 사용해서 사고한다.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그 언어 자체가 이미 무언가의 전제에 따라 달라진다면 어떻겠는가? 언어를 이용해 자유롭게 사고해야 하지만, 그 언어가 의지하고 있는 틀에 사고를 의지하게 된다. 그러면 우리는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롭게 사고할 수 없고, 그 사고는 우리가 의거하고 있는 무언가의 구조에 의해 불가피하게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사르트르 또한 조직과 사회가 들이대는 척도를 보며 자기기만에 빠지지 않고 완전한 자유 속에서 자신의 인생을 예술 작품처럼 창조해 내야만 자신의 가능성을 깨달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Niccolò Machiavelli – The Prince

“Everyone sees what you appear to be, few experience what you really are.”

“The first method for estimating the intelligence of a ruler is to look at the men he has around him.”

“…..사자는 덫(함정, 계략)을 피하지 못해서 빠지기 쉽고, 여우는 늑대(무력, 폭력)를 물리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덫을 알아 차리려면 여우가 될 필요가 있고, 늑대를 혼내주려면 사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저 사자의 역할만 하려는 군주는 모든 일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군주는 비난받거나 미움받는 일들은 타인에게 미루고, 자비를 보일 수 있는 일은 자신이 직접 해야 한다.”

Hermann Hesse – Beneath the Wheel

ead994ec1e70119b8e529762a6ece3b4

“Every healthy person must have a goal in life and that life must have content.”

“Like a wallflower he stayed in the background waiting for someone to fetch him, someone more courageous and stronger than himself to tear him away and force him into happiness.”

엠마의 모습도 달라져 있었다. 한스는 더 이상 그녀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단지 검고 쾌활한 눈과 불그스레한 입술과 그 안으로 뾰족하게 드러난 하이얀 이만 보일 뿐이었다.  그녀의 형체는 녹아 없어지고 말았다. 한스는 그저 하나하나의 부분을 보고 있었다. 검은 양말을 신은 단화며 목덜미에 늘어뜨린 흐트러진 곱슬머리, 푸른 목도리 속에 감추어진 햇빛에 그을린 둥근 목덜미, 팽팽하게 당겨진 어깨의 옷매무새, 그 아래로 파도치는 숨결, 붉은 빛으로 투명하게 내비치는 귀.

Milan Kundera – The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

mv5bmtgwmtkzotcxmv5bml5banbnxkftztcwotyzmdkwmw__v1_sx640_sy720_

만약 우리가 사랑할 수 없다면,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사랑받기를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해, 아무런 요구 없이 타인에게 다가가 단지 그의 존재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무엇(사랑)을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다른 것도 있다. 테레자는 카레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고 그를 자신의 모습에 따라 바꾸려 들지 않았다. 아예 처음부터 그가 지닌 개의 우주를 수락 했고 그것을 압수하고 싶지 않았으며 그의 은밀한 성향에 대해 질투심을 느끼지도 않았다.

테레자는 그들보다 많이 읽었고 그들보다 인생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았지만, 정작 자신은 그 사실을 몰랐다. 독학자와 학교에 다닌 사람의 다른 점은 지식 폭이 아니라 생명력과 자신에 대한 신뢰감의 정도 차이다.

Einmal ist keinmal.

한 번은 중요하지 않다. 한 번이면 그것으로 영원히 끝이다. 유럽 역사와 마찬가지로 보헤미아 역사도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보헤미아 역사와 유럽 역사는 인류의 치명적 체험 부재가 그려 낸 두 밑그림이다. 역사란 개인의 삶만큼이나 가벼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깃털처럼 가벼운, 바람에 날리는 먼지처럼 가벼운, 내일이면 사라질 그 무엇처럼 가벼운 것이다.

 

Dostoyevsky – Crime and Punishment

반드시 뭐든 해야 한다, 그것도 지금 당장, 어서 빨리. 무슨 일이 있더라도, 무슨 결단이든 내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그렇지 않으면 삶을 아예 거부해야 한다! 운명을 있는 그대로 순순히, 단번에 영원히 받아들여야 한다, 행동하고 살고 사랑할 수 있는 온갖 권리를 거부함으로써 자기 내부의 모든 것을 목 졸라 죽여야 한다!

인간이 자연의 법칙에 따라 대체로 두 부류로 나뉜다는 것입니다. 하나는 하급 부류(평범한 사람들), 즉 오로지 자신과 비슷한 자들을 생산하는 데만 기여하는 말하자면 재료이며, 다른 하나는 본질적으로 사람들, 즉 자신이 속한 무리에서 새로운 말을 할 수 있는 천부적 재능이나 능력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Stendhal – The Red and the Black

“They can only touch the heart by bruising it.”

“Our true passions are selfish.”

“What is the use of a love that makes one yawn? One might as well take to religion.”

그렇지만 인생의 종말이 눈앞에 닥친 후에야 인생을 즐기는 기술을 터득하게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내 이상적인 생활을 가만히 내버려 두시오. 내 기분을 망치는 그따위 성가신 재잘거림이나 세속의 지저분한 얘기는 공상의 하늘에서 나를 끌어내리는 것만 같소. 사람은 자기 나름대로 죽는 거요. 나는 오직 내 방식대로만 죽음을 생각하고 싶소. ‘남들’이 내게 무슨 상관이랑 말이오? ‘남들’과의 관계는 머지않아 뚝 끊어져 버릴 텐데. 제발 나한테 그 사람들 얘기는 하지 말아요.”